제6장 검사가 미탸를 붙잡다
미탸에게는 전혀 뜻밖의 놀라운 일이 시작되었다. 전 같으면, 아니 바로 1분 전까지만 해도, 누군가가 그를, 미탸 카라마조프를 이렇게 다룰 수 있으리라고는 결코 상상도 못 했을 것이다! 무엇보다 무언가 굴욕적인 일이 벌어졌고, 저쪽에서는 "거만하고 그를 깔보는" 무언가가 나타났다. 프록코트를 벗는 것쯤이야 아무래도 좋았다. 그런데 그들은 그에게 그 이상으로 옷을 벗으라고 청했다. 그것도 청했다기보다는 사실상 명령했다. 그는 그것을 똑똑히 알아들었다. 자존심과 경멸 때문에 그는 아무 말 없이 고스란히 따랐다. 칸막이 휘장 뒤로는 니콜라이 파르페노비치 말고도 검사가 들어왔고, 농군 몇 사람도 그 자리에 있었다. "물론 힘을 쓰려고 그러는 거지." 미탸는 생각했다. "어쩌면 다른 무엇 때문일지도 모르고."
"뭡니까, 설마 셔츠까지 벗어야 합니까?" 그가 날카롭게 물으려 했지만 니콜라이 파르페노비치는 대답하지 않았고, 그는 검사와 함께 프록코트와 바지와 조끼와 모자를 살펴보는 데 깊이 빠져 있었고, 두 사람 다 이 조사에 몹시 흥미를 느끼는 것이 눈에 보였다. "아예 체면을 차리지 않는군." 미탸의 머리에 그런 생각이 스쳤다. "꼭 지켜야 할 예의조차 지키지 않아."
"두 번째로 묻습니다. 셔츠를 벗어야 합니까, 말아야 합니까?" 그가 더욱 날카롭고 짜증스럽게 말했다.
"걱정 마십시오, 알려 드리겠습니다." 니콜라이 파르페노비치가 어쩐지 윗사람 같은 투로까지 대답했다. 적어도 미탸에게는 그렇게 보였다.
그러는 사이에 예심판사와 검사는 낮은 목소리로 꼼꼼히 의논하고 있었다. 프록코트에, 특히 왼쪽 자락 뒤쪽에 커다란 핏자국들이 말라붙어 뻣뻣하게 굳은 채, 아직 그다지 구겨지지도 않고 남아 있었다. 바지에도 있었다. 니콜라이 파르페노비치는 그 밖에도 입회인들이 보는 앞에서 손수 프록코트와 바지의 깃이며 소맷부리며 모든 솔기를 손가락으로 더듬었는데, 분명히 무언가를, 물론 돈을 찾고 있었다. 무엇보다 그들은 그가 돈을 옷 속에 꿰매 넣을 수 있었고 그럴 만한 사람이라는 의심을 미탸에게 감추지 않았다. "이건 아예 장교가 아니라 도둑을 다루는 꼴이로군." 그는 속으로 투덜거렸다. 그런데 그들은 그가 보는 앞에서 서로 제 생각을 이상하리만큼 터놓고 주고받았다. 이를테면 역시 휘장 뒤에 와 있던 서기가 바삐 움직이며 시중을 들다가, 마찬가지로 더듬어 본 모자에 니콜라이 파르페노비치의 주의를 끌었다. "서기 그리덴카 기억하십니까요." 서기가 말했다. "여름에 사무소 전체 봉급을 받으러 갔다가 돌아와서는 술에 취해 잃어버렸다고 신고했는데, 그래 어디서 찾았습니까요? 바로 이 테두리 속, 모자 속이었습죠. 100루블짜리 지폐들을 대롱처럼 말아서 테두리 속에 꿰매 넣었더랬습죠." 그리덴카 사건은 예심판사도 검사도 아주 잘 기억하고 있었으므로, 미탸의 모자도 따로 떼어 놓고 이것은 다 나중에 제대로 다시 살펴보아야겠다고, 옷도 모두 그래야겠다고 정했다.
"잠깐만요." 니콜라이 파르페노비치가 미탸의 셔츠 오른쪽 소매의 오른쪽 소맷부리가 안으로 접혀 들어가 온통 피에 젖은 것을 보고 갑자기 소리쳤다. "잠깐만요, 이건 어떻게 된 겁니까, 피입니까?"
"피요." 미탸가 잘라 말했다.
"그러니까 이건 무슨…… 그리고 왜 소매 안으로 접어 넣었습니까?"
미탸는 그리고리와 엎치락뒤치락하다가 소맷부리를 더럽혔고, 페르호틴의 집에서 손을 씻을 때 그것을 안으로 접어 넣었다고 이야기했다.
"셔츠도 가져가야겠습니다. 이건 아주 중요합니다…… 물적 증거로 말입니다." 미탸는 얼굴이 붉어지며 사납게 격분했다.
"뭡니까, 나더러 알몸으로 있으라는 겁니까?" 그가 소리쳤다.
"걱정 마십시오…… 어떻게든 바로잡아 드리겠습니다. 우선은 수고스럽지만 양말도 벗어 주십시오."
"농담하시는 거 아니지요? 정말 그렇게까지 해야 합니까?" 미탸가 눈을 번득였다.
"농담할 때가 아닙니다." 니콜라이 파르페노비치가 엄하게 받아쳤다.
"뭐, 그래야 한다면…… 나는……" 미탸는 중얼거리며 침대에 앉아 양말을 벗기 시작했다. 그는 견딜 수 없이 부끄러웠다. 모두 옷을 입고 있는데 저 혼자 벗고 있었고, 이상하게도, 옷을 벗고 나니 그 자신도 그들 앞에서 무슨 죄라도 지은 사람처럼 느껴졌으며, 무엇보다 자기가 정말로 갑자기 그들 모두보다 낮아졌고 이제 그들에게는 그를 경멸할 온전한 권리가 있다는 데 저 자신도 거의 동의하고 있었다. "모두 벗고 있으면 부끄럽지 않지만, 혼자 벗고 있고 모두가 바라보면 망신이야!" 그의 머릿속에 그런 생각이 자꾸만 스쳤다. "꼭 꿈속 같군. 꿈에서 가끔 나 자신이 이런 망신을 당하는 걸 보곤 했지." 그런데 양말을 벗는 일은 그에게 괴롭기까지 했다. 양말이 몹시 더러웠고 속옷도 그랬는데, 이제 그것을 모두가 보게 되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는 자기 발을 싫어했고, 어쩐지 평생 두 발의 엄지발가락이 흉하다고 여겼고, 특히 오른발의 거칠고 납작하고 어쩐지 아래로 휘어 들어간 발톱 하나가 흉했는데, 이제 그들 모두가 그것을 보게 될 것이었다. 견딜 수 없는 부끄러움 때문에 그는 갑자기 더욱, 이제는 일부러 거칠게 굴었다. 그는 손수 셔츠를 벗어 던졌다.
"부끄럽지 않으시다면 다른 데도 더 뒤져 보시지 그래요?"
"아닙니다, 지금은 그럴 필요 없습니다."
"뭡니까, 그럼 나는 이렇게 알몸으로 있어야 합니까?" 그가 사납게 덧붙였다.
"네, 지금은 어쩔 수 없습니다…… 우선 수고스럽지만 여기 좀 앉아 계십시오, 침대에서 담요를 가져다 두르셔도 됩니다, 나는…… 내가 이걸 다 처리하겠습니다."
물건들을 모두 입회인들에게 보이고 조사 조서를 꾸민 다음, 마침내 니콜라이 파르페노비치가 나갔고 옷도 그를 따라 내갔다. 이폴리트 키릴로비치도 나갔다. 미탸 곁에는 농군들만 남아 말없이 서서 그에게서 눈을 떼지 않았다. 미탸는 담요를 둘렀다. 추워졌다. 맨발이 밖으로 비죽 나와 있었는데, 그는 아무리 해도 담요를 발까지 끌어당겨 덮을 수가 없었다. 니콜라이 파르페노비치는 어쩐지 오래도록 돌아오지 않았다. "고문하듯 오래 걸리는군." "나를 강아지쯤으로 여기는 거야." 미탸는 이를 갈았다. "저 쓰레기 같은 검사도 나갔어. 틀림없이 경멸해서겠지, 알몸을 보기가 역겨워진 거야." 미탸는 그래도 그들이 어딘가 저쪽에서 자기 옷을 살펴보고 도로 가져오리라고 여겼다. 그러나 니콜라이 파르페노비치가 갑자기 전혀 다른 옷을 들고, 그것도 뒤따르는 농군에게 들려서 돌아왔을 때 그의 분개가 어떠했겠는가.
"자, 옷 여기 있습니다." 그는 자기가 다녀온 걸음이 성공한 데 몹시 흡족한 듯 거리낌 없이 말했다. "칼가노프 씨가 이 흥미로운 경우를 위해 내주시는 겁니다. 깨끗한 셔츠도 함께요. 다행히 마침 이게 다 그분 가방에 들어 있었습니다. 속옷과 양말은 당신 것을 그대로 입으셔도 됩니다."
미탸는 무섭게 끓어올랐다.
"남의 옷은 싫습니다!" 그는 위협하듯 소리쳤다. "내 옷을 주십시오!"
"그럴 수 없습니다."
"내 옷을 주시라고요. 칼가노프는 지옥에나 가라고 해요. 그놈 옷도, 그놈 자신도!"
그들은 오래도록 그를 달랬다. 그래도 어찌어찌 진정시켰다. 그들은 그의 옷이 피로 더럽혀졌으므로 "물적 증거 수집품에 들어가야 한다"고, 그 옷을 그에게 입혀 둘 "권리조차 이제는 없다…… 사건이 어떻게 끝날지 모르는 만큼"이라고 그를 타일렀다. 미탸는 마침내 어찌어찌 그것을 알아들었다. 그는 침울하게 입을 다물고 서둘러 옷을 입기 시작했다. 다만 옷을 입으면서, 이 옷이 자기의 낡은 옷보다 값지고 자기는 "덕 보기"는 싫다고 한마디 했을 뿐이다. 그 밖에도 "굴욕스러울 만큼 꽉 낍니다. 내가 이 옷을 입고 무슨 어릿광대짓이라도 해야 합니까…… 당신들 즐겁게 해 드리려고!"
그들은 그가 이번에도 부풀려 말하고 있다고, 칼가노프 씨가 그보다 키가 크기는 하지만 아주 조금일 뿐이고, 기껏해야 바지가 좀 길겠다고 다시 타일렀다. 그러나 프록코트는 정말로 어깨가 좁았다.
"빌어먹을, 단추 채우기도 힘들군." 미탸가 다시 투덜거렸다. "부탁이니 지금 당장 내 이름으로 칼가노프 씨에게 전해 주십시오, 내가 그 사람 옷을 달라고 한 것이 아니고, 남들이 나를 어릿광대로 꾸며 놓았다고요."
"그분도 그걸 아주 잘 알고 안타까워하십니다…… 그러니까 자기 옷을 안타까워하는 게 아니라 사실은 이 모든 일을……" 니콜라이 파르페노비치가 우물우물 말하려 했다.
"그 사람이 안타까워하든 말든 알 바 아닙니다! 자, 이제 어디로 갑니까? 아니면 계속 여기 앉아 있어야 합니까?"
그들은 그에게 다시 "그 방"으로 나가 달라고 청했다. 미탸는 분이 나서 얼굴을 찌푸린 채 아무도 쳐다보지 않으려 애쓰며 나갔다. 남의 옷을 입고 있자니 이 농군들 앞에서도, 무엇 때문인지 갑자기 문간에 얼굴을 비쳤다가 사라진 트리폰 보리소비치 앞에서도 그는 완전히 망신을 당한 기분이었다. "변장한 꼴을 구경하러 왔군." 미탸는 생각했다. 그는 아까 앉았던 의자에 앉았다. 무언가 악몽 같고 터무니없는 것이 눈앞에 어른거렸고, 그는 자기가 제정신이 아닌 것 같았다.
"자, 이제 뭡니까, 회초리로 매질이라도 시작하실 겁니까? 이제 그것밖에 안 남았잖습니까." 그는 검사를 보며 이를 갈았다. 니콜라이 파르페노비치 쪽으로는 이제 고개를 돌리고 싶지도 않았다. 말을 건넬 값어치도 없다는 듯이. "내 양말을 지나치게 꼼꼼히 살펴보더군, 게다가 뒤집어 보라고까지 했어, 비열한 놈, 일부러 그런 거야, 내 속옷이 얼마나 더러운지 모두에게 내보이려고!"
"이제 증인 신문으로 넘어가야겠습니다." 니콜라이 파르페노비치가 드미트리 표도로비치의 물음에 대답하듯 말했다.
"네." 검사도 무언가를 헤아리듯 생각에 잠겨 말했다.
"드미트리 표도로비치, 우리는 바로 당신을 위해서 할 수 있는 것을 다 했습니다." 니콜라이 파르페노비치가 말을 이었다. "그러나 당신이 지니고 있던 돈의 출처를 밝혀 달라는 데 대해 그토록 단호한 거절을 받은 이상, 우리는 지금 이 순간……"
"그 반지는 무엇으로 만든 겁니까?" 미탸가 무슨 생각에 잠겼다가 깨어나기라도 한 듯, 니콜라이 파르페노비치의 오른손을 꾸민 커다란 반지 세 개 가운데 하나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갑자기 말을 끊었다.
"반지요?" 니콜라이 파르페노비치가 놀라서 되물었다.
"네, 이거요…… 여기 가운뎃손가락에 있는, 잔줄이 간 거요. 무슨 돌입니까?" 미탸가 어쩐지 짜증스럽게, 고집 센 아이처럼 우겼다.
"연수정입니다." 니콜라이 파르페노비치가 미소 지었다. "보시겠습니까? 빼 드리지요……"
"아니, 아니, 빼지 마세요!" 미탸가 갑자기 정신이 들어 저 자신에게 화를 내며 사납게 소리쳤다. "빼지 마세요, 필요 없어요…… 제기랄…… 여러분, 당신들은 내 영혼을 더럽혔습니다! 정말로 내가 아버지를 죽였다면 당신들에게 그걸 감추고, 둘러대고, 거짓말하고, 숨으려 들었으리라고 생각하십니까? 아니요, 드미트리 카라마조프는 그런 사람이 아닙니다, 그는 그걸 견디지 못했을 겁니다, 내게 죄가 있었다면, 맹세코, 처음에 마음먹었던 대로 당신들이 여기 닿기를, 해가 뜨기를 기다리지 않고, 날이 밝기도 전에 그보다 먼저 나 자신을 없애 버렸을 겁니다! 나는 이제 그걸 내 몸으로 느낍니다. 스무 해를 살았어도 이 저주받은 밤에 깨달은 만큼 많이 배우지는 못했을 겁니다!…… 그리고 내가 정말로 아비를 죽인 놈이었다면, 이 밤에, 지금 이 순간 당신들과 앉아 있는 내가 이런 사람이었겠습니까, 이런 사람이었겠습니까? 내가 이렇게 말하고, 이렇게 움직이고, 당신들과 세상을 이렇게 바라보았겠습니까? 그리고리를 어쩌다 죽인 그 일조차 밤새 나를 가만두지 않았는데요. 두려워서가 아니라, 오! 당신들의 처벌이 두려워서만은 아니라요! 망신입니다! 그런데 당신들처럼 아무것도 보지 못하고 아무것도 믿지 않는 비웃는 사람들, 눈먼 두더지 같은 비웃는 사람들에게, 그게 당신들의 기소에서 나를 구해 준다 해도, 내가 또 하나의 비열한 짓을, 또 하나의 망신을 털어놓고 이야기해 주기를 바라십니까? 차라리 유형지로 가겠습니다! 아버지에게 가는 문을 열고 그 문으로 들어간 자, 그자가 아버지를 죽였고, 그자가 도둑질했습니다. 그게 누구인지, 나는 갈피를 잡지 못하고 괴롭습니다. 하지만 드미트리 카라마조프는 아닙니다. 그걸 알아 두십시오. 그리고 이게 내가 당신들에게 할 수 있는 말 전부이고, 이제 됐습니다, 들러붙지 마십시오…… 유형을 보내든 처형을 하든 하시되, 더는 나를 약 올리지 마십시오. 나는 입을 다물었습니다. 증인들을 부르십시오!"
미탸는 앞으로는 아주 끝까지 입을 다물기로 완전히 마음먹은 듯이 이 갑작스러운 독백을 내뱉었다. 검사는 내내 그를 지켜보다가, 그가 입을 다물자마자 더없이 차갑고 더없이 차분한 얼굴로 아주 예사로운 일을 말하듯 갑자기 입을 열었다.
"방금 말씀하신 바로 그 열린 문에 대해서, 우리는 마침 잘됐다 싶게, 바로 지금, 당신이 다치게 한 그리고리 바실리예프 노인의 매우 흥미롭고 당신에게나 우리에게나 더없이 중요한 진술 하나를 알려 드릴 수 있습니다. 그는 정신이 들고 나서 우리가 묻는 말에 분명하게, 끈질기게 이렇게 전했습니다. 그가 현관 층계로 나와 정원에서 무슨 소리를 듣고 열려 있던 쪽문으로 정원에 들어가기로 마음먹었을 그때, 정원에 들어서서는, 당신이 이미 우리에게 알린 대로, 당신이 아버님을 보았다는 그 열린 창문에서 어둠 속으로 달아나는 당신을 알아보기 전에, 그는, 그리고리는, 왼쪽으로 눈길을 던져 정말로 그 열린 창문을 보았고, 그와 동시에 자기에게서 훨씬 가까운 곳에 활짝 열린 문도 보았다는 겁니다. 당신이 정원에 있는 동안 내내 닫혀 있었다고 밝힌 바로 그 문 말입니다. 당신에게 감추지 않겠습니다만, 바실리예프 자신은 당신이 그 문으로 뛰어나왔을 것이 틀림없다고 굳게 결론을 내리고 증언합니다. 물론 그가 당신이 뛰어나오는 것을 제 눈으로 보지는 못했고, 처음 알아본 순간에 당신은 이미 그에게서 얼마쯤 떨어져, 정원 한가운데서 담장 쪽으로 달아나고 있었지만 말입니다……"
미탸는 말이 반쯤 나왔을 때 벌써 의자에서 벌떡 일어섰다.
"헛소리!" 그가 갑자기 미친 듯이 울부짖었다. "뻔뻔스러운 속임수예요! 그 사람은 열린 문을 볼 수가 없었어요. 그때 문은 닫혀 있었으니까요…… 그 사람은 거짓말을 하고 있어요!……"
"되풀이해 말씀드리는 것이 내 의무라고 여깁니다만, 그의 진술은 확고합니다. 그는 흔들리지 않습니다. 그 진술을 굽히지 않습니다. 우리는 여러 번 되물었습니다."
"바로 그렇습니다, 내가 여러 번 되물었습니다!" 니콜라이 파르페노비치도 열을 올려 맞장구쳤다.
"거짓말이에요, 거짓말! 그건 나를 모함하는 거거나 미친 사람의 환각이에요." 미탸는 계속 소리쳤다. "그저 헛소리를 하다가, 피를 흘리고 다쳐서, 정신이 들었을 때 그렇게 보인 거예요…… 그래서 헛소리를 하는 거라고요."
"네, 하지만 그가 열린 문을 본 건 다쳤다가 정신이 들었을 때가 아니라 그보다 먼저, 곁채에서 정원으로 막 들어갔을 때입니다."
"그래도 거짓말이에요, 거짓말. 그럴 리가 없어요! 그 사람이 내게 앙심을 품고 모함하는 거예요…… 그 사람은 볼 수가 없었어요…… 나는 문으로 뛰어나오지 않았어요." 미탸는 숨이 막혔다.
검사는 니콜라이 파르페노비치 쪽으로 돌아서서 힘주어 말했다.
"보여 주십시오."
"이 물건을 아십니까?" 니콜라이 파르페노비치가 두꺼운 종이로 만든 관청 서류 크기의 큰 봉투를 갑자기 탁자 위에 내놓았고, 봉투에는 봉인 세 개가 아직 그대로 보였다. 봉투 자체는 비어 있었고 한쪽 옆이 찢겨 있었다. 미탸는 봉투를 보며 눈을 휘둥그렇게 떴다.
"이건…… 이건 그러니까 아버지 봉투로군요." 그가 중얼거렸다. "그 3천 루블이 들어 있던 바로 그 봉투…… 그리고 글이 있다면, 잠깐만요, '병아리에게'…… 여기 있군요, 3천 루블." 그가 외쳤다. "3천 루블, 보이시지요?"
"보이고말고요. 하지만 우리는 그 안에서 돈을 찾지 못했습니다. 봉투는 비어 있었고, 칸막이 뒤 침대 곁 바닥에 떨어져 있었습니다."
몇 초 동안 미탸는 넋이 나간 듯 서 있었다.
"여러분, 이건 스메르댜코프예요!" 그가 갑자기 온 힘을 다해 소리쳤다. "그놈이 죽였어요, 그놈이 털었어요! 노인이 봉투를 어디에 감춰 두었는지 그놈 하나만 알았으니까요…… 그놈이에요, 이제 분명해요!"
"하지만 당신도 봉투에 대해서, 그리고 그게 베개 밑에 있다는 것도 알고 있지 않았습니까."
"전혀 몰랐어요. 나는 그 봉투를 본 적도 아예 없어요. 지금 처음 보는 거예요. 전에는 스메르댜코프에게 들었을 뿐이에요…… 그놈 혼자 노인이 어디에 감춰 두었는지 알았고 나는 몰랐어요……" 미탸는 아주 숨이 막혔다.
"그런데도 아까 당신 스스로 봉투가 돌아가신 아버님의 베개 밑에 있었다고 진술했습니다. 당신은 바로 베개 밑이라고 말했으니, 어디 있었는지 알고 있었던 겁니다."
"우리는 그렇게 받아 적었습니다!" 니콜라이 파르페노비치가 확인했다.
"헛소리예요, 터무니없어요! 나는 베개 밑에 있다는 걸 전혀 몰랐어요. 그래요, 어쩌면 베개 밑이 아니었을지도 몰라요…… 나는 되는대로 베개 밑이라고 말했어요…… 스메르댜코프는 뭐라고 합니까? 그놈에게 어디 있었는지 물어보셨어요? 스메르댜코프는 뭐라고 합니까? 그게 중요해요…… 나는 일부러 나 자신에게 불리한 거짓말을 했어요…… 베개 밑에 있었다고 아무 생각 없이 거짓말을 했는데, 당신들은 이제…… 왜, 아시잖아요, 말이 입에서 미끄러져 나오면 거짓말을 하게 되지요. 하지만 알았던 건 스메르댜코프 하나, 오직 스메르댜코프 하나뿐이고 다른 누구도 아니에요!…… 그놈은 나한테도 어디 있는지 털어놓지 않았어요! 하지만 그놈이에요, 그놈이에요. 죽인 건 틀림없이 그놈이에요. 이제 내게는 대낮처럼 분명해요." 미탸는 갈수록 더 미친 듯이, 앞뒤 없이 되풀이하고 열을 올리고 악에 받쳐 외쳤다. "그걸 알아들으시고 어서 그놈을 잡아들이세요, 어서요…… 내가 달아나고 그리고리가 정신을 잃고 쓰러져 있을 때 바로 그놈이 죽였어요. 이제 분명해요…… 그놈이 신호를 보냈고 아버지가 문을 열어 준 거예요…… 신호를 아는 건 그놈 하나뿐이었고, 신호가 없으면 아버지는 아무에게도 문을 열어 주지 않았을 테니까요……"
"그런데 또 그 사정을 잊고 계시는군요." 검사가 여전히 자제하면서도 벌써 이긴 듯이 말했다. "문이 이미 열려 있었다면, 당신이 있을 때, 당신이 아직 정원에 있을 때부터 열려 있었다면, 신호를 보낼 필요조차 없었다는 사정 말입니다……"
"문, 문." 미탸는 중얼거리며 말없이 검사를 뚫어지게 바라보더니 힘없이 다시 의자에 주저앉았다. 모두가 입을 다물었다.
"그래요, 문!…… 이건 유령이에요! 하느님이 나를 거스르시는군요!" 그는 이제 아무 생각 없이 앞을 바라보며 외쳤다.
"보십시오." 검사가 무게를 잡고 말했다. "그러니 이제 직접 헤아려 보십시오, 드미트리 표도로비치. 한편으로는 당신이 뛰어나온 그 열린 문에 대한 이 진술이 당신과 우리를 짓누릅니다. 다른 한편으로는 갑자기 당신 손에 나타난 돈의 출처에 대해 당신이 영문 모를, 끈질긴, 거의 악에 받친 침묵을 지키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돈이 생기기 불과 세 시간 전에, 당신 자신의 진술대로라면, 당신은 겨우 10루블을 얻으려고 권총을 맡겼습니다! 이 모든 것을 놓고 직접 정하십시오. 우리가 무엇을 믿고 어디에 멈추어야 하겠습니까? 그리고 우리가 당신 영혼의 고결한 충동을 믿을 수 없는 '차가운 냉소가이자 비웃는 사람들'이라고 우리를 나무라지 마십시오…… 오히려 우리 처지도 헤아려 주십시오……"
미탸는 상상할 수 없을 만큼 동요했다. 그는 얼굴이 하얘졌다.
"좋습니다!" 그가 갑자기 외쳤다. "내 비밀을 털어놓겠습니다. 돈을 어디서 얻었는지 털어놓겠습니다!…… 망신을 털어놓겠습니다. 나중에 당신들도 나 자신도 탓하지 않도록요……"
"그리고 믿으십시오, 드미트리 표도로비치." 니콜라이 파르페노비치가 어쩐지 감격한 듯 기쁜 가느다란 목소리로 받았다. "바로 지금 이 순간에 하시는 진실하고 온전한 자백은 무엇이든 나중에 당신의 처지를 한없이 가볍게 하는 데 영향을 미칠 수 있고, 게다가 그 밖에도……"
그러나 검사가 탁자 밑으로 그를 가볍게 밀었고, 그는 제때 말을 멈출 수 있었다. 사실 미탸는 그의 말을 듣고 있지도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