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8장 그의 표시
퀴퀘그가 작살을 메고 우리가 부두 끝을 따라 배 쪽으로 걸어 내려가고 있을 때, 펠레그 선장이 그 인디언 오두막에서 거친 목소리로 우리를 큰 소리로 불러 세우더니, 내 친구가 식인종인 줄은 몰랐다고 하고, 게다가 식인종은 미리 증명서를 내놓지 않는 한 그 배에 태우지 않는다고 선언했다.
"그게 무슨 말씀입니까, 펠레그 선장님?" 나는 이제 뱃전으로 뛰어올라 친구를 부두에 세워 둔 채 말했다.
"내 말은," 그가 대답했다. "그 친구가 증명서를 보여야 한다는 걸세."
"그렇지." 빌대드 선장이 그 공허한 목소리로 말하며, 펠레그의 머리 뒤에서 오두막 밖으로 고개를 내밀었다. "개종했다는 것을 보여야 하네. 어둠의 자식이여." 그가 퀴퀘그를 돌아보며 덧붙였다. "자네는 지금 어느 기독교 교회에 몸담고 있는가?"
"아, 이 친구는 제일 회중 교회 교인입니다." 내가 말했다. 여기서 말해 두자면, 낸터킷 배를 타는 문신한 야만인들 가운데 많은 이가 결국 개종해서 교회에 들어간다.
"제일 회중 교회라고!" 빌대드가 외쳤다. "뭐라고! 신명기 콜먼 집사의 집회소에서 예배드리는 그 교회 말인가?" 그렇게 말하며 그는 안경을 꺼내 큼직한 노란 손수건으로 닦고는, 아주 조심스럽게 다시 쓰고 오두막에서 나와, 뻣뻣하게 뱃전 너머로 몸을 기울이고 퀴퀘그를 오래도록 찬찬히 살펴보았다.
"교인이 된 지 얼마나 되었나?" 그가 나를 돌아보며 말했다. "그리 오래되지는 않았을 것 같은데, 젊은이."
"그렇지." 펠레그가 말했다. "세례도 제대로 받지 않았을 걸세. 받았다면 그 악마 같은 파란 칠이 얼굴에서 좀 씻겨 나갔을 테니."
"말해 보게, 어서." 빌대드가 외쳤다. "이 블레셋 사람이 신명기 집사네 집회의 정식 교인이란 말인가? 나는 주일마다 그 앞을 지나는데 이 사람이 거기 가는 걸 한 번도 본 적이 없네."
"신명기 집사나 그 사람 집회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모릅니다." 내가 말했다. "제가 아는 건, 여기 있는 퀴퀘그가 타고난 제일 회중 교회 교인이라는 것뿐입니다. 이 친구도 집사입니다, 퀴퀘그 말입니다."
"젊은이." 빌대드가 엄하게 말했다. "자네 나를 놀리는군. 똑바로 말해 보게, 이 젊은 헷 사람아. 어느 교회를 말하는 건가? 대답하게."
이렇게 몰리자 나는 대답했다. "선장님, 제 말은 선장님과 저, 저기 펠레그 선장님과 여기 퀴퀘그, 우리 모두, 우리 가운데 어머니에게서 난 아들과 영혼 하나하나가 다 속해 있는 바로 그 오래된 보편 교회를 말하는 겁니다. 예배하는 이 온 세상의 위대하고 영원한 제일 회중 말입니다. 우리는 모두 거기에 속해 있습니다. 다만 우리 가운데 어떤 이들은 그 큰 믿음과는 조금도 상관없는 별난 고집을 몇 가지 품고 있을 뿐이지요. 그 믿음 안에서는 우리 모두 손을 맞잡습니다."
"이어 붙인다고 해야지, 손을 밧줄처럼 이어 붙인다고 말이야." 펠레그가 다가오며 외쳤다. "젊은이, 자네는 평선원 말고 선교사로 배를 타는 게 낫겠네. 이보다 나은 설교는 들어 본 적이 없어. 신명기 집사는, 아니, 매플 목사라도 이건 못 당할 걸세. 그 사람도 꽤 대단하다고들 하는데 말이야. 타게, 타. 증명서는 신경 쓰지 말게. 이봐, 저기 쿼호그한테, 자네 저 친구를 뭐라고 부르나? 쿼호그한테 이리 오라고 하게. 큰 닻에 걸고 말하네만, 저 친구 들고 있는 작살 좀 보게! 좋은 물건 같은데. 다루는 솜씨도 제법이고. 이봐, 쿼호그, 아니 자네 이름이 뭐든, 보트 뱃머리에 서 본 적 있나? 고기를 찔러 본 적 있나?"
퀴퀘그는 한마디도 하지 않고, 그 야성적인 몸짓으로 뱃전에 뛰어올랐다가, 거기서 배 옆구리에 매달린 보트 가운데 하나의 뱃머리로 뛰어내렸다. 그러고는 왼쪽 무릎으로 몸을 버티고 작살을 겨누어 들더니 대략 이렇게 외쳤다.
"선장, 너 저기 물 위 작은 타르 방울 본다? 본다? 좋다, 그거 고래 눈이라 한다, 좋다, 그럼!" 그러고는 날카롭게 겨누어 늙은 빌대드의 넓은 모자챙 바로 위로, 배의 갑판을 깨끗이 가로질러 작살을 날렸고, 반짝이는 타르 방울을 맞혀 보이지 않게 지워 버렸다.
"자." 퀴퀘그가 조용히 작살줄을 끌어당기며 말했다. "그거 고래 눈이라 한다. 그럼, 그 고래 죽었다."
"어서, 빌대드." 그의 동업자 펠레그가 말했다. 날아가는 작살이 바로 곁을 스치자 질겁해서 선장실 승강구 쪽으로 물러나 있던 참이었다. "어서, 빌대드, 배 서류를 가져오게. 저 고슴도치, 아니 쿼호그를 우리 보트에 꼭 태워야겠네. 이것 보게, 쿼호그, 자네에게 90분의 1 몫을 주겠네. 낸터킷에서 작살잡이에게 준 몫 가운데 그보다 많은 건 지금껏 없었네."
그래서 우리는 선장실로 내려갔고, 몹시 기쁘게도 퀴퀘그는 곧 나와 같은 배의 선원 명부에 이름을 올렸다.
준비가 다 끝나고 펠레그가 서명할 것을 모두 갖추자, 그가 나를 돌아보며 말했다. "저기 쿼호그는 글을 쓸 줄 모르겠지, 안 그런가? 이봐, 쿼호그, 빌어먹을! 자네는 이름을 쓰나, 표시를 하나?"
그러나 이 물음에도 전에 두세 번 이런 의식에 참여해 본 적이 있는 퀴퀘그는 조금도 당황하지 않고, 내민 펜을 받아 서류의 알맞은 자리에, 자기 팔에 새긴 기묘한 둥근 무늬를 그대로 본떠 그렸다. 그래서 그의 이름을 두고 펠레그 선장이 고집스럽게 잘못 안 탓에, 그 자리는 대략 이렇게 되었다.
쿼호그. 본인의 X 표시.
그동안 빌대드 선장은 앉아서 퀴퀘그를 진지하게, 눈 한 번 떼지 않고 바라보고 있다가, 마침내 엄숙하게 일어나서 자락이 넓은 칙칙한 회갈색 외투의 커다란 주머니를 뒤적이더니 전도 책자 한 묶음을 꺼내더니, 「말세가 오다, 또는 잃을 시간이 없다」라는 제목이 붙은 것을 하나 골라 퀴퀘그의 손에 쥐여 주고는, 그 손과 책을 두 손으로 꼭 붙잡고 그의 눈을 간절히 들여다보며 말했다. "어둠의 자식이여, 나는 자네에게 내 의무를 다해야겠네. 나는 이 배의 선주 가운데 한 사람이니, 이 배의 모든 선원의 영혼이 마음에 걸리네. 몹시 걱정되는 일이네만, 자네가 아직도 이교도의 길에 매달려 있다면, 간곡히 비네, 영원토록 벨리알의 종으로 남지는 말게. 우상 벨과 흉측한 용을 걷어차 버리게. 다가올 진노에서 돌아서게. 정신 똑바로 차리게, 내 말은. 오! 이런 맙소사! 불구덩이는 피해 가게!"
늙은 빌대드의 말에는 아직도 짠 바닷물 같은 것이 남아 있어서, 성경 구절과 집안에서 쓰는 말이 뒤죽박죽 섞여 있었다.
"그만, 그만하게, 빌대드, 우리 작살잡이 망치는 짓은 이제 그만하게." 펠레그가 외쳤다. "경건한 작살잡이는 결코 항해를 잘하지 못해. 그러면 몸에서 상어 기질이 빠져나가거든. 상어 같은 데가 꽤 있지 않은 작살잡이는 지푸라기 한 오라기만큼의 값어치도 없네. 젊은 냇 스웨인이 그랬지. 한때 낸터킷과 마서스비니어드를 통틀어 가장 용감한 보트장이었는데, 그 친구가 집회에 나가더니 그 뒤로 영 시원찮아졌어. 제 망할 놈의 영혼이 어찌나 걱정되던지, 보트가 박살 나서 바다 밑 데이비 존스한테 가게 되면 뒤탈이 날까 두려워서 고래만 보면 움츠러들고 슬슬 피했다네."
"펠레그! 펠레그!" 빌대드가 눈과 두 손을 들어 올리며 말했다. "자네도 나처럼 위태로운 때를 숱하게 겪었네. 펠레그, 자네는 죽음을 두려워한다는 게 어떤 것인지 알지. 그런데 어떻게 그렇게 신을 모르는 말투로 지껄일 수 있나. 자네는 자네 마음을 속이고 있네, 펠레그. 말해 보게. 바로 여기 이 피쿼드호가 일본 앞바다 그 태풍 속에서 돛대 셋을 다 바다로 잃었을 때, 자네가 에이해브 선장과 함께 항해사로 나갔던 바로 그 항해 때, 그때 자네는 죽음과 심판을 생각하지 않았나?"
"저 말 좀 들어 보게, 들어 봐." 펠레그가 선장실을 가로질러 걸어가며 두 손을 주머니 깊숙이 찔러 넣고 외쳤다. "저 말 좀 들어 봐, 다들. 생각 좀 해 보라고! 배가 언제 가라앉을지 모른다고 순간마다 생각하던 때에! 그때 죽음과 심판이라고? 뭐라고? 돛대 세 개가 하나도 남김없이 뱃전을 끝도 없이 쾅쾅 두들기고, 파도란 파도는 모두 이물에서 고물까지 우리 위로 부서지는데. 그때 죽음과 심판을 생각하라고? 아니지! 그때는 죽음을 생각할 틈이 없었네. 에이해브 선장과 내가 생각한 건 삶이었어. 그리고 어떻게 하면 선원을 다 살릴지, 어떻게 임시 돛대를 세울지, 어떻게 가장 가까운 항구로 들어갈지, 내가 생각한 건 그거였네."
빌대드는 더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외투 단추를 채우고는 성큼성큼 갑판으로 올라갔고, 우리도 그를 따라갔다. 그는 거기 서서 배 가운데 갑판에서 중간 돛을 깁고 있는 돛장이 몇 사람을 아주 조용히 내려다보면서, 이따금 몸을 굽혀 천 조각을 줍거나, 내버려 두면 버려졌을 타르 먹인 실 끄트머리를 챙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