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1장 모비 딕
나, 이슈메일도 그 선원들 가운데 하나였다. 내 외침도 다른 이들의 외침과 함께 솟구쳤고, 내 맹세도 그들의 맹세와 함께 벼려 붙었다. 그리고 내 영혼 속의 두려움 때문에 나는 더 세게 외쳤고, 내 맹세를 더 단단히 두드려 박았다. 사납고 신비로운, 공감하는 감정이 내 안에 있었다. 꺼질 줄 모르는 에이해브의 원한이 내 것처럼 여겨졌다. 나와 다른 모든 이가 폭력과 복수를 맹세한 상대인 그 살인 괴물의 내력을 나는 탐욕스러운 귀로 알아냈다.
얼마 전부터, 비록 띄엄띄엄이기는 했지만, 짝도 없이 홀로 숨어 지내는 그 흰 고래는 주로 향유고래 어부들이 드나드는 그 미개한 바다에 출몰해 왔다. 그러나 어부들이 모두 그놈이 있다는 것을 알지는 못했다. 그놈인 줄 알고 그놈을 본 사람은 비교적 몇 되지 않았고, 그놈인 줄 알면서 실제로 그놈과 싸움을 벌인 사람은 아직 정말 적었다. 포경선이 아주 많은 데다, 그 배들이 물의 둘레 전체에 어지럽게 흩어져 있고, 그 가운데 많은 배가 외딴 위도를 따라 모험하듯 사냥을 밀고 나가서 꼬박 열두 달 넘게 소식을 전해 줄 돛 하나 만나는 일이 좀처럼, 아니 결코 없으며, 항해 하나하나가 터무니없이 길고, 고향에서 출항하는 때가 들쭉날쭉하니, 이 모든 것이 직간접의 다른 사정들과 함께 모비 딕을 콕 집어 알려 주는 특별한 소식이 전 세계 포경 선단에 두루 퍼지는 것을 오랫동안 가로막았기 때문이다. 이러저러한 때에, 또는 이러저러한 자오선에서, 보기 드물게 크고 사나운 향유고래를 만났는데 그 고래가 저를 공격한 자들에게 큰 해를 입히고 감쪽같이 달아났다고 알려 온 배가 몇 척 있었다는 것은 거의 의심할 여지가 없었다. 어떤 사람들에게는 문제의 그 고래가 바로 모비 딕이었으리라는 것이, 내 말은, 터무니없는 추정이 아니었다. 그러나 근래 향유고래 포경업에서는 공격당한 괴물이 대단히 사납고 교활하고 악의를 보인 예가 여러 가지로, 그리고 드물지 않게 나타났으므로, 어쩌다 모르고 모비 딕과 싸움을 벌인 사람들, 그런 사냥꾼들은 아마 대개 그놈이 불러일으킨 독특한 공포를 그놈 하나 때문이라기보다는 말하자면 향유고래 포경업 전반의 위험 탓으로 돌리는 데 만족했다. 에이해브와 그 고래가 맞부딪친 그 참사도 지금까지 대개 그렇게 받아들여져 왔다.
그리고 전에 흰 고래 이야기를 듣고 어쩌다 그놈을 본 사람들로 말하자면, 처음에는 거의 하나같이 같은 종의 다른 고래를 쫓을 때만큼이나 대담하고 겁 없이 그놈을 잡으려고 보트를 내렸다. 그러나 마침내 그런 공격에서 재앙이 잇따랐다. 손목과 발목을 삐거나 팔다리가 부러지거나 몸 일부를 집어삼키듯 잘라 가는 데 그치지 않고, 더할 나위 없이 치명적인 재앙이었다. 거듭된 그 참담한 패배들이 모두 쌓이고 쌓여 모비 딕에게 공포를 더해 갔다. 그것들은 마침내 흰 고래 이야기를 전해 들은 숱한 용감한 사냥꾼들의 굳센 마음을 크게 뒤흔들어 놓았다.
온갖 터무니없는 소문도 이 치명적인 대결의 참된 내력을 부풀려 한층 더 끔찍하게 만들지 않을 리 없었다. 벼락 맞은 나무가 버섯을 낳듯 놀랍고 끔찍한 모든 사건의 바로 그 몸통에서 전설 같은 소문이 저절로 자라날 뿐만 아니라, 바다의 삶에서는 단단한 뭍의 삶에서보다 훨씬 더, 매달릴 만한 현실이 조금이라도 있는 곳이면 어디든 터무니없는 소문이 넘쳐 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점에서 바다가 뭍을 넘어서듯, 이따금 거기 떠도는 소문의 놀라움과 무시무시함에서는 포경업이 다른 모든 바다의 삶을 넘어선다. 포경선원들은 무리 전체로 보아 모든 뱃사람에게 대물림되는 그 무지와 미신에서 벗어나 있지 않을 뿐만 아니라, 모든 뱃사람 가운데 바다에서 소름 끼치게 놀라운 것이면 무엇이든 단연 가장 직접 맞닥뜨리는 이들이기 때문이다. 그들은 바다의 가장 큰 경이를 얼굴을 맞대고 바라볼 뿐만 아니라, 손과 턱을 맞대고 그것과 싸운다. 그토록 먼 물에서 홀로, 1,000마일을 항해하고 1,000개의 해안을 지나도 해의 그쪽 아래에서는 정으로 다듬은 아궁이 돌 하나, 손님을 맞아 줄 무엇 하나 만나지 못할 그런 위도와 경도에서, 게다가 그가 하는 그런 일을 좇으며, 포경선원은 자기 공상이 숱한 거대한 것들을 배도록 만드는 힘들에 온통 감싸인다.
그러니 흰 고래에 관한 소문이 가장 넓은 물의 공간을 그저 건너오는 것만으로도 끊임없이 부피를 키우며 퍼져 나가다가, 마침내 온갖 병적인 암시와 초자연적인 힘에 관한 반쯤 꼴을 갖춘 태아 같은 짐작을 제 안에 받아들였고, 그것이 끝내 모비 딕에게 눈에 보이는 어떤 것에서도 빌려 오지 않은 새로운 공포를 입혔다고 해도 놀랄 것이 없다. 그래서 여러 경우에 그놈은 마침내 어찌나 큰 공포를 불러일으켰는지, 적어도 그런 소문으로 흰 고래 이야기를 들은 사람들 가운데, 그런 사냥꾼들 가운데, 그놈의 턱이 지닌 위험에 맞서려는 이는 거의 없었다.
그러나 아직 다른, 더 결정적인 실제적인 힘들이 작용하고 있었다. 오늘날에도 향유고래가 리워야단의 다른 모든 종과 무시무시하게 구별되어 지녀 온 원래의 위세는 포경선원들 전체의 마음에서 아직 사라지지 않았다. 오늘날 그들 가운데에는 그린란드고래, 곧 참고래에게는 넉넉히 슬기롭고 용감하게 싸움을 거는데도, 일에 서툴러서든 능력이 모자라서든 겁이 나서든, 어쩌면 향유고래와 겨루는 것은 사양할 사람들이 있다. 어쨌든 포경선원 가운데, 특히 미국 깃발을 달지 않고 항해하는 포경 나라들 사이에는 향유고래와 적으로 맞서 본 적이 한 번도 없고, 리워야단에 관해 아는 것이라고는 처음에 북쪽에서 쫓던 그 볼품없는 괴물뿐인 사람이 숱하다. 이런 사람들은 승강구 뚜껑에 걸터앉아 아이가 난롯가에서 듣듯 흥미진진하고 두려운 마음으로 남양 포경의 거칠고 이상한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리라. 그리고 위대한 향유고래의 남다른 무시무시함을, 그놈을 마주 헤치고 나아가는 그 뱃머리들 위에서보다 더 절절히 깨닫는 곳은 어디에도 없다.
그리고 이제 증명된 그놈의 힘이 옛 전설의 시대에 이미 제 그림자를 앞에 드리우기라도 한 듯, 우리는 책으로만 아는 몇몇 박물학자들, 올라센과 포벨센이 향유고래는 바다의 다른 모든 생물에게 공포의 대상일 뿐만 아니라, 믿을 수 없을 만큼 사나워서 끊임없이 사람의 피에 목말라한다고 단언하는 것을 본다. 퀴비에의 시대만큼 가까운 때까지도 이런 인상, 또는 거의 비슷한 인상은 지워지지 않았다. 그의 「박물지」에서 남작 자신이 향유고래를 보면 모든 물고기(상어 포함)가 「가장 생생한 공포에 사로잡히고」, 「달아나느라 허둥대다가 바위에 몸을 부딪치는 일이 잦은데, 어찌나 세게 부딪치는지 그 자리에서 죽는다」라고 단언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포경업의 일반적인 경험이 이런 보고를 아무리 바로잡는다 해도, 그 무시무시함 그대로, 포벨센의 피에 목마르다는 항목까지 포함해, 그것을 믿는 미신은 그 직업의 어떤 우여곡절 속에서 사냥꾼들의 마음에 되살아난다.
그래서 그놈에 관한 소문과 흉조에 기가 꺾인 나머지, 적지 않은 어부들이 모비 딕과 관련해 향유고래 포경업의 초창기를 떠올렸다. 그 무렵에는 오래 참고래를 잡아 온 포경선원들을 이 새롭고 대담한 싸움의 위험에 뛰어들게 하기가 어려울 때가 많았다. 그런 사람들은 다른 리워야단이라면 희망을 품고 쫓을 수 있어도, 향유고래 같은 유령을 쫓아 창끝을 겨누는 것은 죽을 운명의 인간이 할 일이 아니라고 항의했다. 그런 짓을 하려 들었다가는 틀림없이 갈가리 찢겨 순식간에 영원으로 가리라고. 이 문제에 관해서는 참고할 만한 놀라운 기록이 몇 가지 있다.
그런데도 이 모든 것 앞에서도 모비 딕을 쫓을 채비가 된 사람들이 더러 있었다. 그리고 그보다 더 많은 수는 어쩌다 그놈 이야기를 멀리서 어렴풋이, 어떤 확실한 재앙의 구체적인 내용도 없이, 미신 같은 덧붙임도 없이 들었을 뿐이어서, 싸움이 걸려 오면 달아나지 않을 만큼은 대담했다.
미신에 기운 사람들의 마음속에서 마침내 흰 고래와 엮이게 된, 앞서 말한 터무니없는 암시 가운데 하나는 모비 딕이 어디에나 있다는, 그놈이 정반대의 위도에서 똑같은 한순간에 실제로 목격되었다는 이 세상 것 같지 않은 생각이었다.
그런 마음들이 틀림없이 무엇이든 곧이들었을지라도, 이 생각에 미신으로서 그럴듯한 데가 희미하게나마 전혀 없지는 않았다. 바다 해류의 비밀이 가장 박식한 연구에도 아직 드러난 적이 없듯이, 물속에 있을 때 향유고래가 다니는 숨은 길도 그놈을 쫓는 사람들에게는 대부분 설명할 수 없는 채로 남아 있다. 그리고 그것을 두고, 특히 깊이 잠수한 뒤 그토록 엄청난 빠르기로 가장 멀리 떨어진 지점들로 옮겨 가는 그 신비로운 방법을 두고, 가장 기묘하고 서로 어긋나는 추측들이 때때로 생겨났다.
미국과 영국의 포경선들에 잘 알려져 있고, 몇 해 전 스코스비가 권위 있는 기록으로 남겨 놓기도 한 일인데, 태평양 먼 북쪽에서 잡힌 몇몇 고래의 몸에서 그린란드 바다에서 던진 작살의 미늘이 나왔다. 그리고 이런 경우 가운데 몇몇에서는 두 번의 공격 사이의 시간이 그리 여러 날을 넘었을 리 없다고 단언했다는 것도 부정할 수 없다. 그래서 미루어 짐작해, 어떤 포경선원들은 사람에게 그토록 오랫동안 난제였던 북서 항로가 고래에게는 한 번도 난제가 아니었다고 믿어 왔다. 그러니 여기, 살아 있는 사람들의 실제 살아 있는 경험 속에서, 포르투갈 내륙의 스트렐로산에 관해 옛날에 전해지던 기적(그 꼭대기 가까이에 호수가 있는데 난파선 잔해가 그 수면으로 떠오른다고 했다), 그리고 그보다 더 놀라운 시라쿠사 근처 아레투사 샘 이야기(그 물이 땅 밑 길로 성지에서 흘러온다고 믿었다), 이 전설 같은 이야기들에 포경선원들의 현실이 거의 맞먹는다.
그러니 이런 기적들에 억지로 익숙해진 데다, 거듭된 대담한 공격 뒤에도 흰 고래가 살아서 달아났다는 것을 알고 보면, 어떤 포경선원들이 미신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모비 딕은 어디에나 있을 뿐만 아니라 죽지도 않는다고(죽지 않음이란 시간 속에서 어디에나 있음일 뿐이기 때문이다), 그놈의 옆구리에 창을 숲처럼 꽂아도 그놈은 끄떡없이 헤엄쳐 달아나리라고, 설령 그놈이 걸쭉한 피를 뿜게 만든다 해도 그 광경은 끔찍한 속임수일 뿐이리라고, 수백 리그 떨어진 피 한 방울 묻지 않은 물결 속에서 그놈의 더럽혀지지 않은 물줄기가 다시 한번 보일 것이기 때문이라고 단언한다 해도 그리 놀랄 일은 아니다.
그러나 이런 초자연적인 짐작들을 벗겨 내도, 그 괴물의 이 세상다운 생김새와 반박할 수 없는 성질에는 보기 드문 힘으로 상상력을 내리칠 만한 것이 충분히 있었다. 그놈을 다른 향유고래들과 그토록 뚜렷이 구별해 준 것은 그놈의 남다른 덩치라기보다, 다른 자리에서 넌지시 비친 것처럼, 눈처럼 흰 독특한 주름진 이마와 피라미드처럼 높이 솟은 흰 혹이었기 때문이다. 이것들이 그놈의 두드러진 특징이었다. 끝없고 해도에도 없는 바다에서도 그놈이 저를 아는 사람들에게 멀리서 자기가 누구인지 드러내는 표지였다.
그놈의 나머지 몸은 수의를 두른 듯한 같은 빛깔로 줄무늬와 얼룩과 대리석 무늬가 어찌나 많이 져 있었는지, 끝내 흰 고래라는 남다른 이름을 얻었다. 한낮에 짙푸른 바다를 미끄러지며 온통 금빛 반짝임이 흩뿌려진 크림빛 거품으로 은하수 같은 물길을 남기는 모습을 보면, 그놈의 선명한 모습은 실로 그 이름을 글자 그대로 정당화했다.
그 고래를 그토록 타고난 공포로 감싼 것은 보기 드문 덩치도, 놀라운 빛깔도, 일그러진 아래턱도 아니었다. 구체적인 이야기들에 따르면 그놈이 공격할 때마다 되풀이해 보여 준 그 전례 없는 지능적인 악의였다. 무엇보다도, 그놈의 간사한 후퇴는 아마 다른 무엇보다 큰 낭패를 안겼다. 의기양양하게 뒤쫓는 사람들 앞에서 겉으로는 겁먹은 기색을 한껏 내보이며 헤엄쳐 달아나다가, 갑자기 몸을 돌려 그들에게 덮쳐 와서는 보트를 산산조각 내거나, 겁에 질린 그들을 배로 도로 쫓아 버린 일이 여러 번 있었다고 알려졌기 때문이다.
그놈을 쫓다가 이미 여러 사람이 죽었다. 비슷한 참사는 뭍에는 아무리 적게 알려졌어도 포경업에서는 결코 드문 일이 아니었지만, 대부분의 경우 흰 고래의 지옥 같은 사나움은 미리 꾸민 것처럼 보여서, 그놈이 일으킨 사지 절단이나 죽음은 모두 지능 없는 것이 입힌 것으로만 여겨지지는 않았다.
그러니 판단해 보라. 그놈을 쫓던 더 필사적인 사냥꾼들이 씹힌 보트의 나뭇조각들과 찢긴 동료들의 가라앉는 팔다리 사이에서, 고래의 무시무시한 분노가 일으킨 흰 엉긴 물보라를 헤치고 헤엄쳐 나와, 탄생이나 혼례를 맞기라도 한 듯 계속 미소 짓는 고요하고 약 오르는 햇빛 속으로 나왔을 때, 그들의 마음이 얼마나 활활 타오르는 미친 분노의 꼭대기로 내몰렸을지.
그의 보트 세 척이 고래 주위에서 박살 나고, 노와 사람들이 함께 소용돌이 속에서 빙빙 돌고 있었다. 한 선장이 부서진 뱃머리에서 작살줄 칼을 움켜쥐고, 아칸소의 결투꾼이 적에게 달려들듯 고래에게 달려들어, 6인치짜리 칼날로 1패덤 깊이에 있는 고래의 목숨에 닿으려고 눈멀게 찔러 댔다. 그 선장이 에이해브였다. 그리고 바로 그때, 모비 딕이 낫 모양의 아래턱을 그의 밑으로 휙 휘둘러, 풀 베는 사람이 들판에서 풀 한 포기를 베듯 에이해브의 다리를 베어 갔다. 터번을 두른 어떤 터키 사람도, 돈에 팔린 어떤 베네치아 사람이나 말레이 사람도 이보다 더 악의 있어 보이게 그를 칠 수는 없었으리라. 그러니 거의 목숨을 잃을 뻔한 그 대결 뒤로 줄곧 에이해브가 그 고래에게 사나운 복수심을 품어 왔다는 것을 의심할 까닭은 거의 없었다. 그 복수심이 더욱 지독했던 것은, 미쳐 날뛰는 병적인 마음속에서 그가 마침내 몸의 모든 고통뿐만 아니라 지성과 영혼의 모든 분노까지 그 고래와 하나로 여기게 되었기 때문이다. 흰 고래는 그의 눈앞에서 헤엄쳤다. 어떤 깊은 사람들이 제 안을 갉아먹는다고 느끼는 그 모든 악의 있는 힘, 끝내 그들을 심장 반쪽과 허파 반쪽으로 살아가게 만드는 그 모든 힘이 편집광의 꼴로 몸을 입은 것으로서. 태초부터 있어 온 그 만질 수 없는 악의, 오늘날의 기독교인들조차 세계의 절반을 그 지배 아래 두는 그것, 동방의 옛 오피스파가 악마의 상으로 받들던 그것, 에이해브는 그들처럼 그 앞에 엎드려 그것을 섬기지 않았다. 그 대신 그것의 관념을 미친 듯이 그 증오스러운 흰 고래에게 옮겨 놓고, 온몸이 잘려 나간 채로 그것에 맞섰다. 가장 미치게 하고 괴롭히는 모든 것, 사물의 앙금을 휘저어 일으키는 모든 것, 악의가 깃든 모든 진리, 힘줄을 끊고 골을 굳게 하는 모든 것, 삶과 생각의 교묘한 악마 같은 것 모두, 모든 악이 미친 에이해브에게는 모비 딕 안에서 눈에 보이게 사람의 꼴을 입었고, 실제로 공격할 수 있는 것이 되었다. 그는 아담 이래 그의 종족 전체가 느껴 온 모든 분노와 증오를 다 합쳐 그 고래의 흰 혹 위에 쌓아 올렸다. 그러고는 제 가슴이 박격포라도 된 듯, 그 위에 뜨거운 심장의 포탄을 터뜨렸다.
그의 이 편집광이 그가 몸을 잘린 바로 그때 곧바로 일어났을 것 같지는 않다. 그때 칼을 손에 들고 그 괴물에게 달려들면서, 그는 갑작스럽고 격정적인 육체의 적의를 풀어놓았을 뿐이다. 그리고 그를 찢어 놓은 일격을 받았을 때도 아마 몸이 찢기는 극심한 고통만 느꼈을 뿐, 그 이상은 아니었으리라. 그러나 이 충돌 때문에 고향으로 뱃머리를 돌릴 수밖에 없게 되어, 몇 날 몇 주로 이어진 기나긴 몇 달 동안 에이해브와 고통이 한 해먹에 나란히 누워 한겨울에 그 음산하게 울부짖는 파타고니아의 곶을 돌 때, 바로 그때 찢긴 몸과 베인 영혼이 서로에게 피를 흘려 넣었고, 그렇게 서로 스며들며 그를 미치게 만들었다. 그 대결 뒤, 고향으로 돌아오는 항해에서야 비로소 마지막 편집광이 그를 사로잡았다는 것은 거의 확실해 보인다. 그 항해 동안 그가 이따금 헛소리를 하며 날뛰는 미치광이였다는 사실이 그것을 보여 준다. 그리고 다리 하나를 잃었는데도 그의 이집트 사람 같은 가슴에는 아직 그토록 대단한 생명력이 숨어 있었고, 그것이 게다가 헛소리 속에서 한층 더 세어져서, 항해사들은 배가 가는 동안 거기 해먹에서 헛소리하며 날뛰는 그를 단단히 묶어 두어야 했다. 구속복을 입은 채 그는 강풍의 미친 듯한 흔들림에 따라 흔들렸다. 그리고 배가 더 견딜 만한 위도로 들어서서 부드러운 보조돛을 펼치고 고요한 열대를 가로질러 떠가고, 겉으로 보기에는 노인의 헛소리가 혼곶의 큰 너울과 함께 뒤에 남겨진 듯하고, 그가 어두운 굴에서 나와 축복받은 빛과 공기 속으로 나왔을 때에도, 창백하기는 해도 단단하고 침착한 얼굴을 하고 다시 차분히 명령을 내렸을 때에도, 그리고 항해사들이 그 끔찍한 광기가 이제 사라졌다고 하나님께 감사했을 때에도, 그때에도 에이해브는 숨은 자아 속에서 계속 미쳐 날뛰었다. 인간의 광기는 흔히 교활하고 더없이 고양이 같은 것이다. 달아났다고 생각할 때, 그것은 그저 더 교묘한 다른 꼴로 모습을 바꾸었을 뿐인지도 모른다. 에이해브의 완전한 광기는 가라앉지 않고 더 깊어지며 좁아졌다. 그 고귀한 북방 사내 허드슨강이 하일랜드 협곡을 지날 때 좁게, 그러나 헤아릴 수 없이 깊게 흐르면서도 줄어들지 않듯이. 그러나 좁게 흐르는 그의 편집광 속에서 에이해브의 넓은 광기가 한 점도 뒤에 남겨지지 않았듯이, 그 넓은 광기 속에서 그의 위대한 타고난 지성도 한 점도 사라지지 않았다. 전에는 살아 있는 행위자였던 것이 이제 살아 있는 도구가 되었다. 이런 격렬한 비유가 허락된다면, 그의 특별한 광기는 그의 전반적인 제정신을 습격해 함락하고, 그 집중된 대포를 모두 제 미친 표적으로 돌려 놓았다. 그래서 에이해브는 힘을 잃기는커녕, 그 하나의 목적을 위해서라면 제정신으로 이치에 맞는 어떤 대상에 쏟았던 것보다 천 배나 더 큰 힘을 이제 지니게 되었다.
이것만 해도 많다. 그러나 에이해브의 더 크고, 더 어둡고, 더 깊은 부분은 아직 넌지시 비치지도 않았다. 그러나 깊은 것을 쉽게 풀어 보이려는 것은 헛된 일이고, 모든 진리는 깊다. 우리가 지금 서 있는, 뾰족한 탑이 솟은 이 클뤼니 저택의 바로 그 한복판에서부터 저 아래로 굽이굽이 내려가라. 아무리 웅장하고 놀라워도 이제 이곳을 떠나라. 그리고 그대들 더 고귀하고 더 슬픈 영혼들이여, 저 광대한 로마의 테르메 욕장 회랑으로 길을 잡아라. 거기, 인간이 사는 위쪽 땅의 기이한 탑들 저 아래 깊은 곳에, 인간의 위대함의 뿌리, 그의 경외로운 본질 전체가 수염을 기른 위엄으로 앉아 있다. 고대 유물들 밑에 묻히고, 토르소들 위에 왕좌를 차린 고대의 것이! 이렇게 부서진 왕좌로 위대한 신들은 그 사로잡힌 왕을 조롱한다. 이렇게 그는 카리아티드처럼 참을성 있게 앉아, 얼어붙은 이마 위에 시대의 쌓인 처마 도리를 떠받치고 있다. 그대들 더 오만하고 더 슬픈 영혼들이여, 그곳으로 굽이굽이 내려가라! 그 오만하고 슬픈 왕에게 물어보라! 집안 내림의 닮은 얼굴! 그렇다, 그가 그대들을 낳았다, 그대들 쫓겨난 젊은 왕족들이여. 그리고 그 옛 국가 기밀은 오직 그대들의 험상궂은 아버지에게서만 나오리라.
그런데 마음속에서 에이해브는 이것을 얼마쯤 언뜻 알아보았다. 곧, 내 수단은 모두 제정신이지만 내 동기와 목적은 미쳤다는 것을. 그러나 그 사실을 없애거나, 바꾸거나, 피할 힘은 없었으므로, 그는 또한 자기가 오랫동안 사람들 앞에서 그것을 감추어 왔고, 어떤 면에서는 아직도 감추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러나 그가 감춘다는 그 일은 그의 지각에만 따를 뿐, 그의 단호한 의지에 따르지는 않았다. 그런데도 그는 그 감추는 일에 어찌나 성공했는지, 마침내 고래뼈 의족을 딛고 뭍에 내려섰을 때 낸터킷 사람 누구도 그가 덮쳐 온 끔찍한 사고 때문에 자연스럽게, 그것도 뼈저리게 슬퍼하는 것 말고 다른 무엇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바다에서 그가 부정할 수 없이 헛소리하며 날뛰었다는 소문도 사람들은 대개 그와 비슷한 원인 탓으로 돌렸다. 그리고 그 뒤로 이번 항해에서 피쿼드호를 타고 떠나는 바로 그날까지 그의 이마에 늘 내려앉아 골똘히 맴돌던 그 더해진 침울함도 마찬가지였다. 그리고 그 조심성 많은 섬의 셈 빠른 사람들이 그런 어두운 징후 때문에 그가 또 한 번의 포경 항해에 알맞은지 의심하기는커녕, 바로 그런 까닭에 그가 고래를 피 흘리게 하는 사냥처럼 분노와 사나움으로 가득한 추격에 더 알맞고 더 날이 서 있다는 생각을 품는 쪽으로 기울었다는 것도 그리 있을 법하지 않은 일은 아니다. 고칠 수 없는 어떤 생각의 깊이 박힌 무자비한 송곳니에 안으로는 갉아먹히고 밖으로는 그을린 사람, 그런 사람을 찾을 수만 있다면, 그야말로 모든 짐승 가운데 가장 소름 끼치는 짐승에게 작살을 던지고 창을 들어 올릴 바로 그 사람으로 보이리라. 아니면, 무슨 까닭으로든 몸이 그 일을 하기에 맞지 않는다고 여겨진다 해도, 그런 사람은 공격에 나서도록 부하들을 북돋우고 울부짖어 몰아대기에는 더할 나위 없이 알맞아 보이리라. 그러나 이 모든 것이 어떻든, 확실한 것은 에이해브가 줄어들지 않는 분노라는 미친 비밀을 제 안에 빗장 지르고 자물쇠 채운 채, 흰 고래를 사냥한다는 단 하나의, 모든 것을 삼키는 목적만을 품고 일부러 이번 항해에 나섰다는 것이다. 뭍에 있던 그의 옛 지인 가운데 누구라도 그때 그의 안에 무엇이 숨어 있는지를 반쯤이라도 꿈꾸었다면, 그들의 질겁하고 의로운 영혼이 얼마나 재빨리 그 악마 같은 사람에게서 배를 빼앗았겠는가! 그들은 조폐국에서 찍어 낸 달러로 이익을 셈하는, 돈벌이가 되는 항해에 마음이 쏠려 있었다. 그는 대담하고 누그러뜨릴 수 없는 초자연적인 복수에 골몰해 있었다.
그러니 여기, 백발의 신을 두려워하지 않는 이 노인이 저주를 퍼부으며 욥의 고래를 쫓아 세계를 돌고 있었다. 그것도 주로 잡종 배교자들과 버림받은 자들과 식인종들로 이루어진 선원들을 이끌고서. 게다가 그 선원들은 스타벅에게 있는, 도움 없는 덕이나 바른 마음만으로는 아무것도 해낼 수 없다는 무력함과, 스터브에게 있는, 무관심과 무모함이라는 상처 입지 않는 쾌활함과, 플래스크에게 두루 퍼진 평범함 때문에 도덕적으로도 약해져 있었다. 그런 선원들에 그런 간부들은, 그의 편집광 같은 복수를 돕도록 어떤 지옥의 숙명이 특별히 골라 꾸려 놓은 것처럼 보였다. 그들이 어떻게 노인의 분노에 그토록 넘치도록 응답했는지, 어떤 사악한 마법이 그들의 영혼을 사로잡았기에 때로는 그의 증오가 거의 그들의 증오처럼 보였는지, 흰 고래가 그의 원수인 것만큼이나 그들에게도 견딜 수 없는 원수처럼 보였는지, 이 모든 일이 어떻게 해서 벌어졌는지, 흰 고래가 그들에게 무엇이었는지, 혹은 그들이 미처 의식하지 못하는 이해 속에서도 어렴풋이, 짐작도 못 한 채 그가 삶의 바다를 미끄러져 다니는 거대한 악마처럼 보였는지, 이 모든 것을 설명하려면 이슈메일이 갈 수 있는 것보다 더 깊이 잠수해야 하리라. 우리 모두의 안에서 일하는 땅 밑의 광부, 끊임없이 자리를 옮기는 그 먹먹한 곡괭이 소리로 그의 갱도가 어디로 이어지는지 누가 알 수 있겠는가? 거스를 수 없는 그 팔이 끌어당기는 것을 누가 느끼지 않겠는가? 74문 전함에 끌려가는 어떤 작은 배가 가만히 서 있을 수 있겠는가? 나로 말하자면, 나는 그때 그곳의 분위기에 몸을 내맡겼다. 그러나 고래를 만나러 온통 내닫는 와중에도, 나는 그 짐승에게서 가장 치명적인 악밖에는 아무것도 볼 수 없었다.